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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민영 대표 엠디저널 인터뷰 - "혈괸신행 한 길, 신약개발 꽃망울..."
작성일자 2018-08-06
작성자 관리자




[엠디저널] 최근 바이오벤처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창업한 국내 바이오 중소 벤처기업이 440여개에 이르렀다. 사상 최대 수치이다. 하지만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바이오 벤처 기업에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적게는 10년 이상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지속적인 R&D 지원이 부족하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오 벤처 창업 3~7년차를 “죽음의 계곡” 기간으로 부르기도 한다. 1999년부터 혈관신생분야만 연구해온 바이오벤처기업 안지오랩은 미세혈관처럼 끈질긴 생명력과 성장성을 내포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민영 대표는 여성벤처 1세대 CEO로서 온화한 인상뒤에 확고한 신념과 뚝심있는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1999년 창업 당시의 히스토리가 궁금하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한일그룹 계열 생명공학연구소인 한효과학기술원에서 종양생물실장으로 혈관신생 연구를 했다. 1996년도에 경기도에 있었던 연구소가 대덕연구단지에 연구소를 신축하여 이사왔는데, 1997년도에 IMF 국제금융위기가 닥쳤다. 모기업의 경영난이 심화되자 연구소가 정리대상 1순위였다. 눈물을 머금고, 내 손으로 마지막까지 연구소를 정리하고 나왔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연구했던 혈관신생에 대한 연구성과들이 너무나 아까웠다. 혈관신생 분야의 연구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뜻을 같이 하는 연구원과 함께 어렵게 회사를 창업했다. 혈관신생 억제제는 분명히 약으로 개발될 수 있고, 약으로 개발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여러 질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혈관신생 억제란 어떤 개념인가?

 

기존에 있던 미세혈관에서 싹이 트는 것처럼 잔핏줄이 나오는 것을 혈관신생이라고 한다. 이러한 혈관신생은 정상적인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혈관신생은 오직 배아가 발달될 때, 상처가 치유될 때, 여성의 생리주기 때에 잠시 일어났다가 없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혈관신생이 병적으로 지속적으로 일어나서 악화되는 질병의 대표적인 경우가 암이다. 혈관신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암은 크기가 1~2mm(세제곱 밀리미터) 이상 자랄 수 없다. 주위의 혈관을 끌어오면서 암도 성장하고, 암조직까지 들어간 혈관을 따라서 암세포가 떨어져나가면서 전이되는 것이다. 혈관신생을 억제하면 암이 크지도 못하고, 전이도 안된다. 혈관신생을 억제한다는 개념은 1990년대 초반에는 다소 생소했다. 혈관신생과 관련된 질환들이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혈관신생 억제제가 나온것은 2004년이다. 제넨텍이 개발한 아바스틴이라는 약이 그것인데 세계 최초로 혈관신생 억제제가 기존의 화학요법제와 병용투여로 환자의 생존을 늘리는 항암제로 승인을 받으면서 관련 연구도 활기를 띄게 되었다.

 

- 혈관신생 억제제로 복부비만 치료제의 임상 2상이 완료된 것이 눈에 띈다. 기존 치료제와 다른점, 현재까지의 성과도 궁금하다.

 

혈관신생 억제제라고 하면 항암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신생을 연구하는 많은 회사들이 항암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항암제를 개발하려면 임상기간도 길고, 비용도 많이 든다. 우리는 혈관신생 억제제를 적용할 수 있는 질환 중에서 임상기간이 비교적 짧고, 좀 더 일반적인 질환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왔다. 15년 전쯤에 지방조직도 혈관으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비만 쥐에게 혈관신생이 일어나면서 지방조직이 커지고, 혈관신생을 억제하면 지방조직이 줄어든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과학적 검증을 바탕으로 혈관신생 억제제를 이용해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여태까지 비만치료제는 식욕억제제가 대세였다. 기존의 식욕억제제는 대부분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비만치료제는 국소적으로 지방조직에서 생기는 혈관신생을 억제해서 비만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의 비만치료제는 안지오랩이 세계적으로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식욕억제를 통한 비만치료를 이루는 일반적인 트렌드에서 국소적으로 지방조직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가 될 것이다.

우리 몸에서 지방이 가장 빨리 커지는 부위는 복부부위이다. 특히 복부 지방 중 내장지방의 성장이 가장 빠르고, 내장지방은 주요 장기를 둘러싸고 있어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위험한 지방이다. 혈관신생 억제제인 ALS-L1023을 이용해 내장지방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임상3상을 준비하고 있다. 임상 2상 실험에서는 CT를 찍어서 내장지방의 면적, 피하지방의 면적 감소를 수치로 검증했다. 듀크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내장지방은 1주일에 32Km씩 8개월 동안 꾸준히 조깅을 해야만 6.9%가 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장지방은 운동으로 정말 빼기가 가장 힘들다는 실험적 연구였다. 이에 비해 우리의 비만 치료제는 운동하지 않고, 식이요법 없이 15%가 빠졌다는 임상결과를 얻었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식물추출물을 스크리닝하여 식품으로 사용가능한 세가지 식물추출물의 혼합물인 레몬밤추출물혼합분말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도 출시했다. 2010년도에 식약처로 부터 효능표기가 가능한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고, 현재는 해외에 수출도 하고 있다. 스페인, 대만, 스위스, 파키스탄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해외에서 개발된 소재를 수입하는 경우는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발되어 해외로 수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 암 등 난치 질환에도 앞으로 얼마든지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할 것 같은데, 관련한 R&D 현황을 설명한다면?

 

혈관신생은 암, 비만 뿐만 아니라 망막에 혈관신생이 생겨 실명하는 습성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증, 그리고 건선, 관절염, 자궁내막증 등 여러질환과 연관되어있다. 혈관신생이 병의 원인은 아니지만, 질환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병을 악화시키는 혈관신생을 억제하면 해당 질환을 현저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 안지오랩의 주요 사업영역은 혈관신생 억제제를 이용하여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경구용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는 등 올해 안에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고, 복부비만 치료제는 내년에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치아손실을 막아주는 치주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중이염치료제와 건선치료제는 전임상 단계에 있다. 혈관신생 억제제의 적응증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내장지방 감소식품으로 출시한 Ob-X는 이미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자외선과 노화로 인하여 피부를 분해하여 주름을 만드는 MMP(Matrix metalloproteinase)효소를 억제하는 화장품인 예딤도 인체시험으로 주름억제 억제효능이 확인되어 기능성 화장품 허가 및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약개발이라는 것이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동안 많은 R&D투자도 되었을텐데, 바이오벤처로서 생존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과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그렇다. 신약개발이라는 것이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후보물질을 찾은 후 동물실험에서 유효성을 검증하고 독성실험 등의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15년 이상이 걸린다. 바이오벤처 기업으로서 해당 분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생존하기 쉽지 않다. 창업 초기에 투자자들은 혈관신생 억제 치료제 시장에 대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치료제 분야도 아니었고, 세계적으로 혈관신생 억제제가 약으로 승인받은 것이 없는데 과연 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많았던 것이다. 당시에는 투자환경도 좋지 않았다. 지금은 바이오기업이라면 잠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당장의 수익여부를 나타내는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하는 회사들도 많았다. 투자를 받기 힘든상황에서, 저를 잘아는 대학 교수들과 지인들이 직접 투자해주었다. 임상시험을 수행하는데 정부의 연구과제 혜택도 많이 받았다. 개인투자자와 정부 과제 수행으로 어렵고 힘들게 끌고 왔다. 작년에 코넥스 시장에 들어가면서 5개 투자기관으로부터 8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본격적인 임상에 들어갈 재원이 어느 정도는 마련된 셈이다. 혈관신생억제제가 약으로 개발되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어렵지만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가끔 환자들로부터 안지오랩이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황반변성 치료제가 언제 약으로 나오느냐는 문의를 받을 때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 코스닥 상장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도에 기술특례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다른 기업들을 보면 지속적인 적자로 고전하기도 한다. 임상은 임상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매출도 어느정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장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인 오비엑스, 주름개선 화장품 예딤 등이 매출에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닥에 상장되면 기술력만 높은 바이오벤처 회사가 아니라 사업성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다.

- 황반변성 2상 진입 등 올해 주요 성과와 의미에 대해서 설명한다면?

망막은 상이 맺히는 곳이고 혈관이 없는데, 영양공급이 잘 안되면 망막 아래의 맥락막에 있는 혈관이 망막쪽으로 자라면서 혈관신생이 일어나고, 이때 급하게 생긴 혈관이 불완전하게 만들어져 혈관이 누수되고 피가 혈관 밖으로 새어나와 실명하는 질환이 황반변성이다. 작년 황반변성 세계시장 규모는 82억달러에 달하고, 연평균 15%씩 성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황반변성 치료제는 대부분 안내주사제이다. 평생 주사를 맞아야하는 불편함과 보험이 제한적이라 경제적 부담이 크다. 또한 눈의 흰자위에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실명, 염증 등 부작용의 위험성도 많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약은 먹는 약으로 환자에게 오랫동안 안전하게 경구투여할 수 있다. 기존의 안내주사하는 치료제와 경쟁한다기 보다는 병용투여하는 유지요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주사의 회수를 줄이고,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현재 임상 2상 프로토콜은 기존 주사제와 같이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 우리나라에서 신약개발이 제대로 된 것은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국가 또는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약개발 시장은 국내에만 한정된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열려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국가별로 수출이나 기술이전을 하려면 그 나라의 규정과 규제사항들을 일일히 다 맞춰줘야 한다. 유럽이나 선진국은 물론 각 나라마다 규정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나라의 각종 규제사항들을 맞추는 과정도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든다. 목표 시장에 맞게 경험있는 전문가가 컨설팅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지의 경험있는 정통한 전문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들은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환경이 더욱 시스템적으로 조성되었으면 한다.

암도 노화도 이제 관리하는 시대다. 안지오랩 김민영 대표는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는데 기여한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안지오랩의 혁신적인 치료제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김병수 기자  sskbs1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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